글을 좋아한다는 것을 잊었다. 다시 쓰기로 했다.
워드를 켠 것은 참 오랜만이다. 근래 오픈소스 컨트리뷰터로 활동하면서 번역/오탈자 수정 작업을 하면서 나는 글을 참 좋아했구나 다시금 느꼈다. 정갈한 활자가 늘어져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누군가 공들여 완성한 문단 문단을 휙 훑어볼 때면, 줄지어 늘어선 가게들을 구경하기 전, 거리 초입에 들어선 기분이다. 흔히 말하는 활자 중독처럼 글이 있으면 일단 눈에 넣고 본다. 그리고 곧이어 어떻게 든 이해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러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지냈다. 독서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만하게 읽은 책도 거의 없다. 부끄럽게도 올해 들어 3권을 겨우 읽었고, 독서가 취미라던지 책을 좋아한다던지 말할 자격이 없다.
여러 가지로 심란하다는 이유로 근래 일기도 3-4일씩 미루고 쓰고는 했다. 안 쓰면 안 쓰는 대로 나의 생각과 감정, 겪은 크고 작은 사건들을 영영 잊어버리진 않을까 불안해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며칠 전, 7월 첫째 주 나의 목표가 주 1회 블로그 글 1개를 업로드하는 것이었다는 걸 보았다. 일간 다이어리를 쓰면서 맨 앞 월간 페이지에 적어둔 게 문제였을까. 결국 적은 것 마저도 잊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물론 블로그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것은 문예적인 글을 쓰고 싶은 것보다는, 쓸 마음이 영 생기지 않는 날 밤에 흐릿하게 나오는 Zebra Blen을 쥐고 꾸역꾸역 일기를 써 나가는 마음에 가깝다. 공부했던 것, 읽은 책, 어디선가 배운 무언가를 적고 싶었다. Notion을 잘 썼지만, 스크랩해 두는 게 익숙해지다 보니 직접 적는 노트보다는 스크랩북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직접 쓰고 정리하고 싶었다.
일단 쓰자. 짧게 라도.
'Daily life > though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소개 - 티스토리 시작! (0) | 2023.10.23 |
---|